정영진 2018. 9. 3. 20:12

새 울타리/정영진


시방 시멘트 벽돌을
안전하다고 쌓아 논
담벼락에 갇혔다


혼자라서 좋다고 낄낄대던
지금 그 울타리 안에서
허둥대는 나를 본다


호박넝쿨이 나팔꽃이

마음대로 경계를 넘고

찐 감자가 바구니째 넘나들던

엉성한 돌담이 사라졌구나


의심의 벽아 무너져라

막대 하나 걸쳐 놓아도

주인 노릇 톡톡히 하던

너와 내가 한 살이 되는

사랑의 울타리를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