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무채시
싹뚝 잘라내
정영진
2018. 7. 30. 20:54
싹뚝 잘라내/ 정영진
칼자루를 쥔 자 누구인가
한 번도 쥐어 본 적 없지만
칼이 잘 드는지 안 드는지
휘둘러 봐야 할 것 아냐
근데 칼자루의 주인이 누구
식당 주인 바뀐 지 일 년 넘었는데
지금도 주방에는 헌 칼 쓰는 소리
이러다 식당 주인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손님 받고 돈도 받고
주머니를 꽉 채우는 거 아냐
칼날이 무뎌지기 전에
칼자루 쏙 빠지기 전에
번쩍이는 새 칼로 썩은 싹
싹둑 잘라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