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6. 8. 30. 20:52


뜨겁다고 해서 /정영진         
콩나물 해장국집 식탁 위에
뚝배기가 
순 죽은 콩나물을 
품에 그득 안고  
고개를 갸우뚱
국물에 덜 익은 달걀 동동 
시큼한 묵은지 쫑쫑쫑
곰 삭힌 새우젓 쪼금
칼로 싹둑 자른 
오징어 다리 몇개 뜨고 
멋부리다 잡혀온 
발랄한 파 아가씨도 
짜릿한 마늘 총각도 
한몫 거들면서 
불판에서 갓 나와
앗뜨뜨 한데도
넋 빠진 술꾼인가
내 속을 비워가며
마신 술이 덜 깼는지
시원하다 시원하다
탄성을 지른다고

뜨겁다고 해서 /정영진

 

콩나물 해장국집 식탁 위에
순죽은 콩나물을

품에 그득 안고

뚝배기가 고개를 갸우뚱
국물에 덜익은 달걀 동동  
시큼한 묵은지 쫑쫑쫑
곰 삭힌 새우젓 쪼금
칼로 싹둑 자른
오징어 다리 몇개 뜨고
멋부리다 잡혀온
발랄한 파 아가씨도 
짜릿한 마늘 총각도
한몫 거들면서
불판에서 갓 나와
앗뜨뜨 한데도
넋 빠진 술꾼인가
내 속을 비워가며
마신 술이 덜 깼는지
시원하다 시원하다
탄성을 지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