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 정영진
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복면가왕이 부르는 소리가 아니라
숲 속에 뻐꾸기 소리가 더 가까운
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아르바이트한다고 공부시간 빼앗기는 게 아니라
자기들 마음대로 재주를 뽐내는
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전기세를 무서워할 게 아니라
가족마다 휴양지에서 기력을 회복하는
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노후 대책 못한 노인들이 맘 아프게 사는 게 아니라
사스가 무엇인지 핵이 무엇인지 모르는
울 아가들이 사는 세상은
양극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극좌니 극우니 진보니 보수니 종북이니
아예 말 자체가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