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영상시

콩국수 한 그릇

정영진 2016. 7. 17. 11:45

 



 콩국수 한 그릇 / 정영진          
고부 두승산 뒤편 
덕천사거리
여름에만 문을 여는 
웰빙 국숫집에는
자리가 나올 때까지 
늘어 선 사람들
주방에는 뽕잎 닮은 
푸른 면발들이
나 대신 끓는 솥에서 
벌을 받다가  
어름 콩물에서 
몸을 불릴 틈도 없이
날씨를 원망하는 입들에게
입안 가득 보복을 당한다
나도 얼른 자리 잡고 앉아 
한 그릇 뚝딱 두드리면
올여름 맺힌 더위가 
후루룩 사라질 것 같다

 

 

 

 

콩국수 한 그릇 / 정영진

 

고부 두승산 뒤편

덕천사거리

여름에만 문을 여는

웰빙 국숫집에는

자리가 나올 때까지

늘어 선 사람들

주방에는 뽕잎 닮은

푸른 면발들이

나 대신 끓는 솥에서

벌을 받다가

어름 콩물에서

몸을 불릴 틈도 없이

날씨를 원망하는 입들에게

입안 가득 보복을 당한다

나도 얼른 자리 잡고 앉아

한 그릇 뚝딱 두드리면

올여름 맺힌 더위가

후루룩 사라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