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6. 7. 11. 17:17


개, 돼지들아 / 정영진       
개, 돼지들아
이젠 우리가 
이 땅을 접수해야 할 때
우릴 먹자 하던 사람들이 
우리를 대신한단다
예전처럼 커다란 지진이나 
빙하기가 닥친 것도 아닌데
삼겹살을 안 내준 것도 아닌데
족발도 머리 고기도 암 뽕도 
내장까지 바쳤건만
보신탕이여 잘 가라
순대들이여 잘 가라
개. 돼지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우리가 사람 되어
사람들이 우리를 먹었듯이
우리가 사람들을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