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무채시

이제 알았읍니다

정영진 2016. 5. 20. 19:50

 

 

 

이제 알았읍니다

 

               정영진

 

여자의 향기를 알아 갈 스무 살 남짓 한
나와 그녀가 연애하던 격포 궁항 그 바다 
그땐 몰랐지만

솜털 박힌 얼굴 맞대고
영화 한 장면을 연출하면
쫓아와 발자국을 도려내던
그땐 몰랐지만

그 바다가 신발까지 먹을라치면
그녈 안은 채 도망친 그 후
또 누구 발자국을 지웠을까
그땐 몰랐지만

다시 새기면 지우는 바다
나의 사랑까지 지우다 보니
그 마음 섞여 속상한 게다
무장 짠해져 짠맛인 게다
그땐 몰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