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6. 5. 18. 18:29

단풍 놀이

 

                       정영진

 

도토리묵 한 접시, 탁주 한 사발

벌컥 드리키고 입 쓱 닥으면

단풍인지 얼굴인지 누가 알어 

 

염려 붙들어 매고 한잔 걸치게나

저 너머 여염집 색시가 이처럼 고울까

숨겨둔 애인 만나러 온지 아무도 모를걸

 

걸어 다니는 임 같아야

마음대로 데리고 다닌다지만

한곳서 살림 차리자니

도통 뽀쪽한 수가 없네

 

때 되면 나 보고 오가라니

마눌  알면 일치르고 말걸

오늘 부터 여기서

한 열흘 푹 쉬었읍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