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6. 5. 16. 19:19

푸념

 

                      정 영 진

 

비행기가 꼬리로 연애편지를 쓰는지

차마 못볼 그림을 그렸는지

하늘 도화지에 흰 태 죽을 남기고 간다

그걸 바람이 읽지 못하게 입김을 호 하고 분다

가늘던 흰 태 죽이 점점 부풀다 터져 지워질 것 같다

보다 못한 구름이 덧칠을 해대는데

훼방 놓는 바람은 구름이 덧칠하면 지우고 또 덧칠하면 지우고

나도 내 시를 읽고, 보고 퇴고를 하는데  

읽다 보니 숨어 있던 헛소리들

내가 시 써놓으면 지우고 다시 써놓으면 지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