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무채시
뿌리 없는 것은
정영진
2016. 5. 2. 10:10
뿌리 없는 것은
정영진
썩어 가는 줄 알면서
한목숨 부려 보려고
쭈그렁 얼굴마다 핏대가 선다
갈구 손에 피켓 거머쥐고
요리조리 발품을 판다
어제는 광화문 오늘은 시청 앞
내일은 어딜까 날품이라도 팔아야지
누가 언제
뜨신 밥 한 끼 챙겨줬나
여기저기 박수 소리 확성기 소리
비빔밥 한 그릇 공중으로 흩어진다
누가 죄 없어
이미 썩은 밑동을
송두리째 흔드는가
후레자식 효녀 심청이의 눈
나무 등처럼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