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3. 6. 20. 13:18
한계
정영진
방바닥을 밥상처럼 훔치는 걸레가
밥상을 방바닥처럼 훔치는 행주에게 하소연을 한다
참 세상은 불공평해 일하는 것을 보면 영 아닌데
한번 지어진 이름 탓에 푸대접 받는 것을 보면
행주 왈,
넌 하는일이 더러운 것들만 상대하잖아
아무렇게나 구석에 쳐박혀 놀다가 필요할때 잠깐 일하잖아
난 아침 점심 저녁 쉴새없이 움직여야 되고 몸을 정갈하게 씻고 있어야 되지
넌 모르겠지만 펄펄 끓는 물속에 고문 받는 심정 몰를거야
먹고 버린 음식 쓰레기를 치우는 심정 꿀꿀한거야
그러고 보면 네가 속 편한거야 네 마음대로 쉴수도 있고
시큼한 냄새가 나도 끓는 물속은 피할 수 있으니까
다시 태어나면 난 타올이 될거야 타올이 얼마나 좋은지 너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