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2. 7. 21. 15:58

 

포장도로

 

                                 정영진

 

처음 그대로 화장기 없던 얼굴에
지울 수 없는 파운데이션이 칠해졌다

 

얼굴에 불만이 불거져 불통거리던

원하지 않는 가루분이 얼굴에 묻던
그 꾸밈없던 얼굴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자고 나면 고개 내밀던 뾰루지 건들 일도
콜드크림으로 화장을 지우고 거울 볼일도 없지만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쓰는 화장품에서 나는

코를 찌르는 석유 냄새가 싫다

 

귀찮아도 젖 냄새가 아찔하게 내 마음 흔들던
뾰루지를 걱정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며
찌푸리던 그 어린 얼굴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