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2. 7. 15. 02:35

 

    빗소리에 실려 정영진 하늘이 양철지붕을 두드리며 꾹 다문 입을 열었다 왕왕거리던 소리가 땅에 흩어지고 다른 소리가 등을 밟고 지나간다 그동안 왜 뜸했느냐고 소리쳤더니 그 소리가 오히려 내 종아리를 친다 하는 짓이 예뻐야 제때 젖줄 게 아냐 회초리가 된 비가 강물이 되듯 좁은 땅덩어리에 똘똘 뭉쳐들 살라고 높이 오르려는 자 목이 마르고 낮아지는 자 바다가 될 거라고 눈을 부라리며 호통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