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1. 12. 5. 21:01

 

   벽시계

                      

                      제일/정영진

 

벽시계에 시선이 머문다

앞만 보고  달려왔을 당신의 세월

 

숨 막혔던 사연들이 

하루에도 열두 번은

밤낮으로 가슴을 텅텅 쳤을 것이다

 

딸린 식구가 많아서가 아니라

내놓을 만한 식구라곤 고작

큰놈 작은놈 둘 뿐

 

남들과 똑같이 성공이란 열쇠를

쥐어야 했기에 초침처럼 꿈틀거리며  

살아 있다는 시늉을 해야겠기에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당신의 삶

긴 터널을 지나고선 추가 축 늘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