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겨울 저녁

정영진 2011. 2. 9. 15:45

겨울 저녁/정연숙 정오를 거닐던 엷은 햇살은 치맛자락을 거머쥐고 제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 찾아온 저녁 고요 그리고 적막만이 골목길을 차지해버린 겨울밤은 그저 을씨년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멀리 떨어져 빛을 발하는 별도 그도 단지 슬픔만은 아니리라 겨울바람이 가슴을 할키고 간 후 선뜻 손 내밀지 못하는 맨살에 와 닿는 차가움도 하얀 눈송이에 회상을 섞으면 하늘을 가득 메우며 떨어지는 눈송이는 여전히 아름답다 투명한 햇살에 스러져도 행복한 그 때가 봄이었는지도 몰라 그 때 핀 꽃이 가장 아름다웠는지도 아직 그날의 봄과 그때의 꽃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출처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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