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현대시 지도론>저항시의 이해와 교육
<현대시 지도론>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 저항시의 이해와 교육 -
목 차
Ⅰ. 저항시의 개념
Ⅱ. 저항시인 1. 윤동주 (1) 부끄러움의 미학 (2) 윤동주와 동시 2. 이육사 (1) 이육사의 생애 (2) 이육사의 시세계
Ⅲ. 저항시 가르치기 1. 교과서 속의 저항시 살펴보기 2. 저항시 가르치기 |
국어교육과 2004066011 남양선
2004066012 문수정
2004066014 박재학
Ⅰ. 저항시의 개념
우리 문학에서 저항문학은 일반적으로 일제치하에서의 항일문학을 일컫는다. '저항'이라는 말은 어떤 사실에 대한 항거를 뜻하는데, 이는 물 흐르는 대로 그냥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대응해서 거스르는 힘을 뜻한다. 즉, 우리 문화에 도전해 온 일본 제국주의 세력에 대응하는 '응전력'으로서의 문학이 우리의 저항문학을 형성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일제치하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초는 문학의 암흑기에 해당한다. 신문이 모두 폐간되고, ‘문장’ 역시 폐간 당해 시를 발표할 지면을 잃고, 말조차 빼앗겼다. 이러한 일제 치하에서 우리 작가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을 두 가지 밖에 없었다. 하나는 일제의 국책문학에 동조하는 작품을 쓰며, 침략 전쟁을 고취하는 편에 줄을 서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목숨을 걸고 일제의 요구를 거절하는 길이었다. 이 중, 후자는 다시 일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한 경우와 소극적으로 저항한 경우로 나뉘는데, '적극적 저항'의 경우, 말 그대로 일제가 요구하는 국책 문학을 정면으로 반발하고,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비판하며 역사의식을 담은 작품을 쓴 작가들이라 할 수 있고, '소극적 저항'의 경우는 적극적인 저항의 자세는 취하지 않았지만, 일제의 감시와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시대 의식을 담은 작품을 쓴 작가들이라 할 수 있다.1)
이렇듯 참혹한 식민지 시대에서 일제세력에 대항하여 민족과 역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저항한 시 또는 일제의 감시에 지혜롭게 대처하여 저항의 시대의식을 담은 작품들을 '저항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저항시'는 상황적 비극성에 대한 문학의 '응전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현실에 대한 철저한 내면적 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구도자 내지 예언자적인 자세로 표현하여 정신적인 시의 영역을 구축하였다.
Ⅱ. 저항시인
1. 윤동주
윤동주는 1917년 망명의 땅 북간도에서 태어나, 적지 일본의 감옥에서 1945년 29세의 나이로 죽어간, 일제 말 암흑기를 밝힌 대표적 저항 시인이다. 그는 1931년 용정에 소재한 은진중학교 때부터 ‘삶과 죽음’, ‘초한대’, ‘내일은 없다’ 등의 시를 쓰기 시작하여, 광명중학교 4학년으로 전입한 때, 간도에서 발행된 『카톨릭소년』지에 동주라는 이름으로 동시 ‘병아리’, ‘빗자루’, ‘오줌싸개지도’, ‘무얼 먹구 사냐’, ‘거짓부리’ 등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동주가 남긴 동시는 1935년에 창작된 <조개껍질>부터 1938년 <귀뜨라미와 나와>에 이르기까지 30여 점이 있는데, 그의 동시는 일제하의 암울한 현실에서 희망과 평화를 불어넣으려는 저항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 후, 1941년 연희전문을 졸업하면서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필사본 시집 3권 중 1권을 당시 그의 후배인 정병욱에게 주었는데, 정병욱은 이를 윤동주 사후 1948년에 '정음사'에서 유고집으로 발간하여 윤동주는 현재까지 한국 시문학에서 이육사와 함께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1) 부끄러움의 미학2)
윤동주의 시는 흔히 '부끄러움의 미학'이라 알려져 있다. 이는 그가 식민지 치하에서 옥사를 하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한용운의 시가 슬픔을 이별의 미학으로 승화시켜 식민지 치하의 정서에 하나의 질서를 부여한 것과 같이, 윤동주의 시도 식민지 치하의 가난과 슬픔을 부끄러움의 미학으로 극복하여 식민지 후기의 무질서한 정서에 하나의 질서를 부여하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의 부끄러움의 미학은 자신과 생활에 대한 애정 있는 관찰, 그리고 자신이 지켜야 할 이념에 대한 순결한 신앙과 시의 형식에 대한 집요한 탐구의 결과라 할 수 있다.
ㄱ. 그의 부끄러움의 양상은 먼저, '자신의 욕됨'과 '자신에 대한 미움'으로 나타난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참회록」中
우물 속에서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자화상」中 |
ㄴ. 이러한 '자신의 욕됨'과 '자신에 대한 미움'은 곧 '자신에 대한 가여움과 부끄러움'으로 확대되어 나가는데, 다음 부분에서 이를 찾을 수 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자화상」中
돌담을 더듬다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길」中
따는 밤을 세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별 혜는밤」中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쉽게 쓰여진 시」中 |
ㄷ. 이러한 부끄러움으로 인해 그는 그가 가야 할 길을 가게 하는 자각의 가장 높은 심적 계기를 이룬다. 그 부끄러움의 미학은 자기 혼자만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아픈 자각의 표현인 것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전문 |
이렇듯 윤동주의 '부끄러움의 미학'은 '자신에 대한 욕됨과 미움'이라는 부끄러움으로 시작하여, 자신에 대한 가여움과 부끄러움으로 확대되어 나가고, 그 부끄러움을 계기로 그는 그가 가야 할 길, 즉,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주어진 길을 가야겠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러한 깨달음은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의식과 각오, 저항의지 등과 연결된다.
(2) 윤동주와 동시3)
동시는 일차적으로 아동을 독자로 하는 문학이지만, 동주의 동시에는 일제치하에서의 '결여와 상실의 현실'과 '현실 극복의지'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동시를 통해 일제의 검열을 피하고, 암울한 현실에서 맑고 밝은 세계를 노래하여 조국의 희망과 생명을 불어넣는 기능을 한다는 데에서 의의를 지닌다.
1) 결여와 상실의 현실
먼저, 동주의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된 정서 중 하나는 그리움인데, 이는 자아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거대한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객지 생활을 했던 그의 삶 자체가 나그네 인생이었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고, 온 가족이 조국을 떠나서 살아야 했다는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리움은 '망국의 시대적 설움'을 떠나서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다음 작품을 통해 이에 대해 알아보자.
빨래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 -「오줌싸개 지도」(1936) |
동생이 간밤에 오줌 싸 그린 지도를 보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이는 곧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번져 나간다. 화자와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기 헤어져 있는 현실, 그래서 그것이 고통이 되고, 그리움으로 피어오르는 것. 이를 통해 동주의 '결여와 상실의 현실인식'을 엿볼 수가 있다.
2) 현실극복의지
다음으로 동주의 시에서는 '현실극복의지'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일제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재기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저항시'와 동일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반딧불」(1937) |
동주의 시에서 별이나 달은 희망이요, 이상이다. 이러한 '달'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는 표현은 '아름다운 혼이 있는 또 다른 고향으로 가서 희망과 이상을 맛보자'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4) 이렇듯, 작가는 '현실의 아픔을 해치고 희망의 품으로 함께 나아가자'는 현실극복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윤동주의 시는 저항시인가?5)
우리는 지금까지 윤동주의 시들을 접하면서, 간혹, '윤동주의 시가 과연 저항시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이는 윤동주의 시들이 대부분 적극적인 저항을 표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 ‘오세영’은 「윤동주의 시는 저항시인가?」라는 논문에서 “윤동주의 시가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은 그의 저항성에서 온 것이 아니며, 더구나 그의 시가 저항시일 수는 없다. 윤동주 연구는 냉정한 객관성 위에서 새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혀 윤동주의 저항시를 부정했다. 이러한 주장은 1973년 간행된 김윤식 ․ 김현 공저의 『한국문학사』에서부터 시작되는데, 『한국문학사』에서 ‘윤동주 혹은 순결한 젊음’6)이라는 소론으로 윤동주를 소개할 때, ‘윤동주는 이육사와 함께 식민지 후기의 저항시를 대표한다.’라고 시작한다. 하지만 이어서 ‘윤동주의 시가 과연 저항시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는 식민지 치하에서는 단 한편의 시도 발표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그의 시들은 해방 후에 유시(遺詩)의 형태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속에 수록된다. …… 그는 식민지 치하에서 단 한편의 시도 발표하지 않았다는 행복한 이점을 또한 가지고 있다.
‘오세영’은 ‘식민치 치하에서 단 한편의 시도 발표하지 않았다는 행복한 이점’을 문제 삼으며, 어떻게 발표하지 않은 시가 저항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작가 의식이나 시의 내용이 어떻든 간에 문학 작품에 있어서의 저항이란 그 작품이 발표된 시대적 상황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라는 근거를 들면서 말이다. 또, “윤동주의 일생이 일제에 항거한 독립 투사였다고 해서, 그의 모든 시를 저항시로 본다는 것은 착각이다. 저항시의 규명은 어디까지나 작품 그 자체와 그것이 발표된 시대적 상황과의 관계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라며 주장을 전개해 나간다. 예를 들어, 윤동주의 대표적인 작품 <서시>에는 일제 치하의 시대적 상황을 표상하는 시어가 없고, 다만 시인의 양심에 대한 필요 이상의 결백증, 무언가 속죄하고자 하는 마음, 티없이 살고자 하는 아름다운 심성 등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며, ‘주어진 길’이라는 단어도 저항을 의미하기보다는 구도적인 자기 확립의 자세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동주가 ‘부끄러움의 미학’을 가진 저항시인이라 불리는 것 또한 행동 없는 부끄러움이고, 단지 마음 약한 인텔리의 의식의 갈등, 내적독백이라며 그의 부끄러움은 시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마지막에 윤동주가 저항시인이라 불리는 까닭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하며 글을 맺는다. 윤동주의 옥사 사건을 추상적으로 미화시키는 데서 오는 의도적 오류, 36년간의 혹독한 식민 지배 속에서 이에 항거한 자랑스러운 저항시인의 공백과 이로 인한 우상의 필요성, 윤동주의 유고 시집이 간행된 1948년 이래 오늘날까지 한국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과 사회 구조 그리고 부조리 등이 저항시인을 요청해 왔다는 사실 등이 그것이다.
2. 이육사
(1) 이육사의 생애
이육사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퇴계의 14대 손이요, 형조참판을 지낸 이구운의 6대 손으로서 자랑스러운 과거를 가진 명가의 후예로 태어났고, 이 땅에서 가장 완강하고 깊이 유가적 전통이 뿌리박힌 곳, 안동에서 자랐다. 이 십여 년 동안 그는 보문의숙, 백학학교, 대구의 교남학교 등을 잠깐씩 전전하였고, 1923년(20세)에는 일본에 건너가 1년여를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동안 그가 무엇을 공부했는지 자세히 알 길은 없으나,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家學이었던 유학이 새로운 시대의 도전 앞에 이미 기력을 잃었다는 것, 그리하여 이를 깨달은 새로운 지적역량의 취득이 추구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은 12세 소년으로 하여금 그 인재(印材)에 대한 연연한 마음을 팽개치게 하였으니, 내가 배우던 중용(中庸) ․ 대학(大學)은 물리니 화학이니 하는 것으로 바뀌고 하는 동안 그야말로 살풍경의 십년이 지나갔었다.
위의 인용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육사에게는 나라를 잃은 절망과 아울러 그에 못지 않게 고향과 붕괴해버린 자신의 집안의 전통에 대한 애잔한 향수와 슬픔이 자리하게 되었을 것이며 이러한 그의 감정은 시작품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육사가 시를 쓴 것은 그의 40평생의 마지막 10년 동안이었고, 쓰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서른이 넘어서였다. 그때 이미 그는 옥고를 치른 바 있는 독립투사요, 일경의 이른바 요시찰 인물이었다. 이 땅의 다른 시인들처럼 이육사는 문학청년 시절을 갖지 않는 시인이다. 중국에서는 군관학교를 다니고 북경대학에서 수학하면서 항일운동에 투신한 뒤 국내에 잠입하여 신문사와 잡지사에 근무하게 되어 시인들과 사는 동안에 시를 써보게 된 것이 그의 시작(詩作)의 동기이다. 육사는 시인이기 이전에 지사요 투사였으며 변환기와 혼란기에서 고통스러워하는 한 인간이었다. 그의 집안이 겪어야 했던 시대착오적 어려움과 무려 17회에 걸친 투옥을 생각하면 그의 생애는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 이육사의 시세계
1) 고향상실과 유랑
육사의 시에서는 고향의 상실과 그로 인한 유랑의 모습이 중심주제(leitmotif)로서 자주 나타난다. 그에게 있어서 정신적, 문화적 양식이란 ‘삼강오륜(三綱五倫)’으로 대표되는 동양적이고 유교적인 지배질서의 규범과 경험이다. 여기에서 사대(事大)의 대상인 군(君), 부(父), 부(夫)는 동격에 놓여지는데, 우리시의 전통의 하나로 이야기되는 여성주의는 군(君)을 부(夫), 곧 님으로 자리바꿈하여 님의 상실을 노래한 것이 대부분이다.7) 한용운, 김소월 같은 식민지시대의 대표적인 시인들도 님의 상실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들이 우리시의 여성주의라는 전통의 흐름에 잇닿아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육사의 시는 군(君)이 부(父)로 자리바꿈되는 특이한 양상을 보여 주면서 남성적이고 웅장한 성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진정 江언덕 그마을에 버려진 문바지였은지몰라?
그러기에 열여덟 새봄은 버들피리 곡조에 부러보내고
첫 사랑이 흘러간 港口의밤 눈물섞어 마신술 피보다 달드라
공명이 마다곤들 언제 말이나했나? 바람에부처 돌아온 고장도 비고 |
이 시에서는 현재의 고달픈 삶이 그 근원을 짚어 올라가면 결국 버려진 존재, 아비없는 존재로서의 ‘문받이’였다는 자신의 출생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자신의 존재확인은 아비를 찾아가기 위한 유랑으로 이어지고, 그러한 유랑 속에서의 삶은 ‘피’보다도 단 ‘눈물섞어 마신 술’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피’라는 시어는 아버지를 찾는 행위가 자신의 피를 확인하려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버림받은 존재인 화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 고향에 돌아왔으나, 그 고향은 비어 있어서 아버지를 찾지 못하고 다시 떠나 간다는 것이 이 시의 구조이다. 이 시에서 육사의 ‘고향상실’이라는 것은 아버지로 표상되는 당위적 삶이 불가능한 현실이라는 점을 드러내 보여 준다. 이러한 그의 인식은 다른 시에서도 보여준다.
수만호 빛이라야할 내 고향이런만 노랑나븨도 오쟎는 무덤우에 이끼만 푸르리라 -「子夜曲」 1연
목숨이란 마―치 께여진 배쪼각 여기저기 흐터저 마을 이 한구죽죽한 漁村보다 어설푸고 삶의 틔끌만 오래묵은 布帆구름처럼 달아매엿다.
남들을 깃벗다는 젊은날이엿건만 밤마다 내꿈은 西海를 密航하는 「쩡크」와 갓해 소금에 짤고 潮水에 부프러 올닛다.
항상 흐렷한 밤 暗礁를 버나서면 颱風과 싸워가고 傳說에 읽어본 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南十字星이 빈저주도 안엇다.
쫏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地平線을 단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熱帶植物처름 발목을 오여쌋다.
새벽밀물에 밀여온 거믜인양 다식어빠진 소라 깍질에 나는 부터왓다 머―ㄴ 港口의 路程에 흘너간 生活을 드려다보며 -「路程記」 전문 |
이 시는 화자가 자신의 삶의 체험을 토로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화자는 자신의 목숨을 ‘깨어진 배쪼각’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그 깨어짐은 험난한 항해를 나타내는 증거이다. 소금, 조수(潮水), 암초(暗礁), 태풍(颱風) 등으로 표상되는 항해에서의 험난함은 이상향인 ‘산호도’를 구경도 못했기에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거기에다 ‘그곳은 南十字星이 빈저주도 안엇다’라는 표현을 덧붙이고 있다. ‘별’은 항상 어둠속에서만 빛을 발하는 속성이 있어 시련과 번민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자신의 이상을 구체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동인(動因)으로 인식된다.8) 그런데 화자는 이러한 별조차도 비추지 않는 절대암흑의 세계, 절대절망의 세계 속에 처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항해를 마치고 바다를 벗어나 닿은 곳은 고향이 아닌 ‘항구’이다. 항구는 배가 정박하여 영원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깨진 배를 수리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보충해서 다시 떠나야 할 곳이다. 즉 항구는 배의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로 떠나기 전 잠시 머물다 가는 중간지대인 것이다. 그러기에 하자는 항구에 닿은 자신의 상황을 ‘시궁치는 열대식물처름 발목을 오여쌋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는 고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고향을 되찾기 위해 싸우기 때문에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시는 독립운동에 몸을 던져 몇 번씩이나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을 몰래 왕래하는 육사 자신의 삶의 체험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이상을 향해 항해하는 배로 인식할 때, 고통스러운 삶의 조건들을 수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한 인식 아래에서 육사의 시에 등장하는 강렬한 언어들을 이해할 수 있다.9) 비록 고향은 잃었으나 고향을 다시 찾으려는 절대적 이상이 있기에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으로서의 유랑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며 또한 희망조차 보이지 않아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곳은 고향이 아니기에 이토록 괴롭고 험한 삶만이 있으며, 행복하고 넉넉한 삶은 고향을 찾아 돌아가서만 가능한 것이다. 육사의 시에서 특히 ‘어데’라는 부사가 많이 나오는 것은10) 고향을 되찾으려는 시인 육사의 동격에 찬 시선을 나타내 주는 시어라고 할 것이다.
2) 비극적 현실인식
내여달리고 저운 마음이련만은 바람에 씻은 듯 다시 瞑想하는 눈동자
때로 白鳥를 불러 휘날려보기도 하건만 그만 기슭을 안고 돌아누어 흑흑 느끼는밤
희미한 별 그림자를 씹어 노외는 동안 자줏빛 안개는 가벼운 瞑帽같이 나려씨운다. -「·湖水」 전문 |
흐르는 물은 생명의 모태이자 근원인데,11) 이 시에 나오는 물은 자신의 속성이 흐름을 빼앗긴 호수의 물로서 ‘내어달리고’ 싶으나 갇혀 있기에 그럴 수가 없다. 육사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의인화된 호수에 비추어 보여 주는데, 특히 백조의 자유로운 날개짓은 갇히고 멈추어진 상태의 호수를 더욱 뚜렷이 대비시켜 준다.12) 흐름을 빼앗기고 어둠에 뒤덮여 ‘이중으로 갇힌 상황’에 대한 인식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무력한 자신과 이의 극복의 어려움을 깨닫는 비극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것이다.
매운 季節의 챗죽에 갈겨 마츰내 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우에서다
어데다 무릎을 꾸러야하나?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깜아 생각해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 -「絶頂」 전문 |
<絶頂>은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비극성’의 개념으로 접근되고 편가된 시이다. 특히 육사의 시 가운데서도 형식과 내용의 특징이 잘 조화된 대표작 중의 하나라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시의 흐름을 보면, 1, 2, 3연은 화자가 처한 상황이 시간과 공간의 변화와 함께 점층적으로 드러나 있고, 4연에는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과 대응이 나타나 있다. 이 시의 4연으로 이루어진 4단구조가 한시의 기승전결의 구조와 비슷한 점이 있음은 여러 연구자들이 지적한 바 있다. 1연에서 화자의 상황이 ‘챗죽에 갈겨’, ‘휩쓸려오다’라는 수동형 피동형으로 표현된 것은 밖의 세계가 자신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겹고 괴롭기 때문에 자신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그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현실을 나타낸다. 그렇기에 화자가 처한 현실은 한계상황 즉 ‘하늘도 지쳐 끝난 高原’이다. 모든 이상가 진리와 희망의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화자는 3연에서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고 한탄한다.
이러한 한계상황 아래에서 화자가 할 수 있는 행위는 눈을 감고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의 내용이 곧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이다. 여기에서 ‘겨울’은 바로 1, 2, 3 연의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한계상황을 상징하는 시어이다. 그렇다면 그 시어와 동격으로 놓여 내용이 되는 ‘강철로 된 무지개’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고통이 심하면 심할수록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 찾고자 하는 고향은 더욱 가치 있고 지킬 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따라서 화자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처해 있으나 이를 회피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이를 초월, 극복하는 태도를 바로 ‘강철로 된 무지개’라고 표현한 것이다. 화자는 4연에서 ‘이러매’ ‘(-)볼밖에’ ‘(--가)보다’라는 표현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상황과 거리를 두고자 하는 태도이며, 고통스러운 현실 가운데에 있는 자기자신을 올바로 인식함으로써 그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정신주의'의 모습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화자는 겨울로 표상된 고통과 절망의 한계상황을 적극적으로 인식, 수용함으로써 그것을 이겨내는 정신주의를 ’무지개‘란 시어로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주의는 다른 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차라리 千年뒤 이가을밤 나와함께 비ㅅ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여보자
그리고 새벽하날 어데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여지세 -「芭蕉」 7연 |
그런가하면 그의 시 「鴉片」에서는 자포자기에의 유혹과 그에 대한 저항 사이에서 고뇌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너는 고 알몸동아리 香氣를 봄바다 바람실은 돗대처럼 오라
무지개가치 恍惚한 삶의 光榮 罪와 겻드러도 삶즉한 누리 -「鴉片」4, 5연 |
여기에서 화자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자아분열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성적 자아가 이상을 포기하고 희생한 상황을 ‘죄와 곁’들인 것으로 인식하는데 반해, 또다른 자아는 그러한 상황을 ‘무지개같이 황홀한 삶’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아분열의 모습은 현실상황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데 의의가 있다. 이처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고향을 찾아가는 길 위에서 고난과 고통이 심해질수록 자포자기의 유혹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러한 유혹으로 인해 화자는 안팎으로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게 되어 결국 비극적 국면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다시 찾을 희망이 쉽게 보이지 않는 고향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은 때로는 현재의 삶을 절망하게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육사는 지금 여기에서 삶을 부정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푸른 하늘에 다을드시 세월에 불타고 웃둑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날근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내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안이리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츰내 湖水속 깊이 걲우러저 참아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SS에게…… -「喬木」전문 |
이 시에 나오는 나무는 자연의 법칙을 거부하는 존재이다. 태어나고 자라서 소멸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이 시의 나무는 ‘불타고’ ‘꽃피지’않는 모습이다. 그것은 세월의 흐름과 자연의 법칙을 거부하고, 현실의 모순에 순응하여 살지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겠다는 신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2연의 ‘끝없는 꿈길’은 바로 고향을 찾아가는 끝없는 길이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기에 끝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꿈의 길, 희망의 길, 뉘우침 없는 설레임의 길이다. 이러한 고향 회복에의 의지는 화자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한 것이어서 그것을 이루기 전에는 변하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그대로 있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렇게 굽힘이 없는 의지는 결국 죽음마저도 마다하지 않게 할 만큼 절실하게 나타난다. 3연에서 화자는 ‘호수속 깊이 걲우러저’ 바람이 자신을 흔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화자가 현실의 바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상 즉 고향을 되찾으려는 신념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태도의 표현인 것이다. 그러한 태도는 ‘차라리’, ‘아예’, ‘참아’ 등의 강렬한 느낌을 주는 부사어의 사용을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3) 고향회복의 의지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靑葡萄」전문 |
타향에서의 삶이 한겨울과 어두운 밤을 주된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고향에서의 시간은 모든 생물이 활발하게 살아가는 여름이다. 신화적 사고는 겨울과 여름이 투쟁을 하다가 결국은 여름이 승리하는 모습을 자연의 질서로 보는데,13) <靑葡萄>의 구조도 어두운 겨울을 이겨낸 여름의 승리라는 모습을 띠고 있다. 그리하여 ‘내고장’은 시간과 공간의 대립과 분열이 지양되어 낙원의 모습으로 화한다.14)
화자는 잃어버린 옛 고향을 되찾지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고향을 이루어내지도 못한 가난하고 절망적인 상태에 처해 있다. 그래서 그는 ‘수건을 마련’하는 행동을 통해 손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소극적인 기다림만이 아니라 그 날을 앞당기려는 적극적인 행동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다림의 행위는 현실극복과 고향회복의 의지를 담고 있는데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형상화를 보여주고 있다. <꽃>도 그 중의 한 작품이다.
동방은 하늘도 다 끗나고 비 한방울 내리쟌는 그따에도 오히려 꽃츤 밝아케 되지 안는가 내 복숨을 꾸며 쉬임업는 날이며
北쪽「쓴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깁히 꼿 맹아리가 옴작어려 제비떼 까마케 나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츰내 저바리지못할 約束이며!
한 바다 복판 용소슴 치는곧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城에는 나븨처럼 醉하는 回想의 무리들아 오날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 -「꽃」전문 |
‘절명지(絶命地)의 꽃’이라는 표현으로 김윤식이 육사 시의 한 특질로 나타낸 바 있는15) 이 시는, 모든 생명현상의 한계상황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뜨거운 생명의식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꽃’은 화자의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밝아케’ 되어가는 꽃이나 ‘옴작어리는 꽃 맹아리’가 ‘타오르는 꽃城’을 마련하듯이, 현재의 작은 행동을 통해 이상적인 미래를
한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개의 地球를 갓는 것 아롱진 서름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따에서 한개의 새로운 地球를 차지할 오는날의깃븐노래를 목안에 피ㅅ때를 올너가며 마음껏 불너보자 -「한개의별을노래하자」 3연
그래서 더 예쁘고 진정 덧없지 아니하냐 또 어데 다른 하늘을 얻어 이슬 젖은 별빛에 가꾸련다 -「日蝕」 4연
섯달에도 보름께 달발근밤 압내江 쨍쨍어려 조이든밤에 내가부른 노래는 江건너갓소 -「江건너간 노래」 1연 |
시 속의 화자는 억누르는 비극과 절망의 한계상황 앞에서 그것을 깨뜨리고 뛰어 넘고자 하는 행동은 ‘한개의 별을 노래하는 일’, ‘다른 하늘을 얻어 가꾸는 일’, ‘노래하는 일’로 나타난다. 이는 모두 아무런 전망도 보이지 않는 현재의 현실이라는 극한상황 앞에서 자신의 작은 행동을 통해서 염원과 이상을 이루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다. 이러한 시도 속에서는 그 행동의 크고 작음이나 성공과 실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시도하는 그 자체에서 자신의 존재근거를 찾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러기에 육사에게 있어서 ‘고향을 찾아가는 끝없는 꿈길’은 살아 있는 동안 결코 멈추지 않고 걸어가야만 하는 삶의 길인 것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으랴
모든 山脈들이 바다를 戀慕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
끈임없는 光陰을 부지런한 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엇다
지금 눈 내리고 梅花香氣 홀로 가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의 뒤에 白馬를 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 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 -「曠野」 전문 |
육사가 세상을 떠나고, 그가 시에서나 현실에서나 그렇게도 꿈꾸었던 조국의 독립이 이루어진 뒤인 1945년 12월 유고(遺稿)로 발표된 이 시는 형식과 내용에서 육사 시의 특징을 예술적으로 잘 형상화된 그의 대표적인 절창(絶唱)으로 손꼽힌다. 전통적으로 선비의 지조나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향기’를 4연에 등장시켜 ‘눈’으로 묘사된 혹독한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은 ‘노래의 씨’를 뿌리는 일이라고 하면서, 그러한 자신의 행동을 통해 미래에 나타날 ‘초인’으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겠다는 신념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니체에 의하면 ‘초인’은 역사를 지배하는 영웅이나 신비한 힘을 지닌 초능력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이 땅에 태어나서 성장하고 있는 인간이 자력에 의하여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실천적 모습이자, 과거의 질곡과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치열한 몸부림을 통해 자기극복을 성취하고 정신적 상승을 획득해 가는 이상적 인간형이다.16) 그렇다면 이 시에 등장하는 초인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이 시의 중심내용은 화자인 ‘내’가 ‘초인’의 도래를 준비하는 사자임을 밝히는 것이며, 이러한 ‘나’의 행동을 통해 ‘이상/현실’의 대립을 해소하고 ‘이상=현실’의 상태를 이루고자 하는 화자의 현실극복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가난한 노래의 시를 뿌림으로써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올 초인을 기다리는, 작으나마 최선의 행동을 다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은 잃어버린 고향과 조국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며 독립운동과 문필활동에 자신을 바친 민족시인 육사의 모습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할 것이다.
Ⅲ. 저항시 가르치기
앞서 저항시의 의미와 일제강점기 시대의 저항시인 및 작품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문학 수업에서 저항시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저항시의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1. 교과서 속의 저항시 살펴보기
교과서에서 저항시를 다루고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국어(상) 6. 노래의 아름다움 (5) 광야(曠野) | |
교육과정 연 계 |
[10-문-(2)] 작품의 구성의 구성요소와 그 기능을 이해한다. [10-문-(3)] 문학의 갈래에 따른 작품의 미적 가치를 파악한다. [10-듣-(5)] 자신의 듣기 활동을 조절하면서 듣는 태도를 지닌다. |
학습목표 |
- 문학 작품의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작품의 구성 요소와 그 기능을 이해한다. - 문학 작품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 자신의 듣기 활동을 조절하면서 듣는 태도를 지닌다. |
학습 활동 |
[혼자하기] 1. 이 시를 읽거나 낭독을 듣고, 가장 인상적인 구절을 찾아 그 이유를 말해 보자. [함께하기] 2. 이 시의 아름다움을 실현하고 있는 구체적 표현을 찾아 모둠별로 발표해 보자. (음악성이 잘 드러난 표현 / 형상성이 잘 드러난 표현 / 함축성이 잘 드러난 표현) |
고등학교 국어(상) 6. 노래의 아름다움 단원은 문학의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학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로 말해 보면서, 타인의 말을 들을 때, 자신의 듣기 활동을 조절하면서 듣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하여 학생들은 기존의 문학에 대한 교수·학습 위주의 교육이 아닌 문학을 통한 언어 활동 능력 향상을 하는 것이 이 단원은 핵심임을 알 수 있다.
단원을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 중 이육사 시인의 <광야(曠野)>는 시인의 역사 의식 및 현실 인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기존의 순수시 작품들이 문학 내적인 구조와 형식미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면, <광야>는 저항시가 가진 특징, 즉 작품의 시대적 배경, 시인의 경향 등의 여러 가지 외적인 요소와의 결합을 통해 드러나는 문학적 아름다움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선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단원의 학습활동을 살펴본다면 <광야>라는 저항시가 가진 특징을 살리는 학습활동은 없고, <광야> 또한 다른 장르의 시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고 치부해버림으로써, 저항시만이 지닌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저항시 가르치기
앞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문학수업에서 저항시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광야>와 같은 저항시 작품들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심화 과목 문학에 많이 실려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수업 대상을 10학년 학생으로 설정하였다.
학습목표 |
- 저항시의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설명할 수 있다. - 저항시의 본질을 파악하고 특징을 말할 수 있다. - 저항시 작품과 저항 시인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
(1) 저항시의 시대적 · 문화적 배경 조사하기 - 배경지식(스키마) 활성화
저항시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기존의 시 작품들이 문학 내적인 구조와 형식미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저항시는 작품과 관련된 외적요소 시대적·문화적 배경 및 작가의 시적 경향과 결부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저항시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가르쳐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과정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저항시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많다. 따라서 저항시를 수업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시와 관련된 시인의 경향이나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조사하게 하는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저항시를 배우기 전에 시와 관련된 사진이나 영화, 서적 등의 참고자료를 조사하게 하여 배경지식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지나치게 시인이나 시대적 배경에 관심을 두어 자칫 작품에 소홀하지 않도록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것이다.
(2) 낭독을 통해 시의 분위기 파악하기
절정(絶頂)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플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삼각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 개꼴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대로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려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 학 습 활 동 > - 두 시를 낭독해 보고, 시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말해 보거나 그림을 그려보시오. |
시를 가르치기에 앞서서 우선 학생들에게 시를 낭독하게끔 한다. 시는 언어로 빚은 예술작품이므로 문자언어로 쓰여진 시가 음성언어로 표현될 때, 시가 가진 음악성, 함축성, 형상성 등이 잘 드러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저항시 작품들은 시의 곳곳에서 시적화자의 조국 광복과 일제에 대한 저항의지 곳곳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점들을 잘 살려내어 시를 낭독하게 하게한다. 낭독한 뒤에는 학생들에게 시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말해 보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활동을 해봄으로써 학생들이 저항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3) 시적 화자의 입장이 되어 주제 및 표현기법 파악하기
광 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으랴
모든 山脈들이 바다를 戀慕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
끈임없는 光陰을 부지런한 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엇다
지금 눈 내리고 梅花香氣 홀로 가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의 뒤에 白馬를 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 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 |
< 학 습 활 동 > - <광야>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 시가 지닌 아름다움은 음악성, 형상성, 함축성을 통해 드러난다. 위 시에서는 음악성, 형상성, 함축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
시에서 주제를 파악하는 것은 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핵심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시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시인들은 시행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거나 각운을 사용하여 시의 음악성을 살려내기도 하고, 고도의 상징적인 수법을 통해 시어가 지닌 함축성을 극대화 시키는 등의 여러 가지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특히, 저항시는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하여 강압적인 횡포와 억압을 피하기 위해 시의 곳곳에서 고도의 상징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함축적인 시어를 사용한 작품들이 많다.
교사는 이러한 점을 유의하면서, 시를 읽고 의미를 해독하는 훈고주석식의 수업보다는 학생들이 저항시에 대하여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토론식 수업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모둠을 설정하여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러한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서 시에서 어떠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였는지, 시에서 사용한 시어들은 어떤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시의 의미를 깨닫는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수업 진행 중에서 학생들의 생각이 작품의 기본적인 틀에서 많이 벗어나거나 수업 진행 중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교사는 상황에 맞게 적절한 힌트를 제시하여야 한다.
(4) 서로 다른 시작(詩作) 태도를 지닌 저항시 비교하기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라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敎會堂) 꼭대기 십자가(十字架)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鐘)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十字架)가 허락(許諾)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 학 습 활 동 > - 두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쓰여진 작품이다. 두 시의 느껴지는 분위기의 차이점을 말해보고 두 시인의 시작(詩作)태도에 대하여 조사해보자. |
같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더라도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시인 이육사와 윤동주가 서로 다른 시작 태도가 나타내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육사 시인은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대항 시인으로 그의 작품 <꽃>에는 극명한 현실 인식과 식민지 상황 속에서 독립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을 꽃을 통해 강렬하고 남성적인 시어들로 주제 의식을 형상화하였다. 반면에 윤동주 시인은 식민지 지식인의 정신적, 윤리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詩心)으로 노래한 저항 시인으로 그의 작품 <십자가>에는 일정 감정기하에서 무기력하게 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책과 현실적 괴로움을 속죄양의 모티브을 통해 노래하였다.
학생들에게 두 시인의 작품을 낭독하게 한다. 낭독한 뒤에는 시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발표하고 두 시인의 서로 다른 시작(詩作)태도를 설명하게 함으로써 저항시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시키도록 한다.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루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 학 습 활 동 > -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에서 비슷한 시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자. - 두 작품을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자신을 억압했던 부정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고, 이와 관련된 한 편의 저항시를 써 보자. |
위의 활동을 통해 저항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갖추어졌다면 상호텍스트성을 활용하여 저항시의 의미를 확대하는 활동을 해보도록 한다. 일제강점기 저항시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품을 우리 문학사에서 찾아본다면, 1960~70년대 유신정부의 시대의 참여시(현실참여시)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저항시는 일제를 향해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기를 노래하였고 참여시는 우리나라를 향해 더 나은 삶을 노래하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두 작품 모두 현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녔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저항시와 참여시 작품를 보여주고 저항시와 참여시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 및 저항시와 참여시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서 알아보는 활동을 해보도록 한다.
그리고 앞의 모든 활동을 통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일상생활 중 자신을 억압했던 부정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고 이와 관련된 한 편의 저항시를 창작해봄으로써, 학생들이 저항시의 의미를 내면화 및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한다.
< 참 고 문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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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식,「이육사 시와 그 역사인식 연구」,『청람어문학』, 청람어문학회,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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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우리 현대시의 항일 저항적 성격」,『새얼語文論集 』, 새얼어문학회, 2000.
신웅순,「이육사의 시인 정신」,『새국어교육 』, 한국국어교육학회 , 2003.
고등학교 국어(상), 교육 인적 자원부.
제7차 국어 교육과정 해설서, 교육 인적 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