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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복도에서는/나희덕
정영진
2010. 10. 6. 15:21

이 복도에서는
나희덕
종합병원 복도를 오래 서성거리다 보면
누구나 울음의 감별사가 된다
울음마다에는 병아리 깃털 같은 결이 있어서
들썩이는
어깨를 짚어보지 않아도
그것이 병을 마악 알았을 때의 울음인지
죽음을 얼마 앞둔 울음인지
싸늘한 죽음 앞에서의 울음인지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복도에서는 보이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
울음소리가 들려도 뒤돌아보지 말 것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것처럼 앞으로
걸어갈 것
마른 시냇물처럼 오래 흘러온
이 울음의 야적장에서는 누구도 그 무게를 달지 않는다
사진 - 네이버 포토앨범
:나희덕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등단
1999년 제1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그 외에 김달진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
「시힘」동인
2004년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
(시사랑백과에서)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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