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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빈집/기형도

정영진 2010. 10. 6. 15:13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사진 - <아저씨>님의 블로그에서

 

 
기형도 시인
 1979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후, 교내 문학동아리 '연세문학회'에 입회하여 본격적으로 문학수업을 시작. 1980년 대학문학상 박영준 문학상에 <영하의 바람>으로 가작에 입선. 그후 1982년 대학문학상 윤동주문학상(시부문)에 <식목제>로 당선,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안개> 당선되어 문예지에 시를 발표. 1981년 안양의 문학동인 '수리'에 참여하여 활동하면서, 동인지에
<사감리>등을 발표 시작에 몰두. 1989년 3월 7일 새벽 뇌졸증으로 사망
저서로는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 <짧은 여행의 기록>, 추모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전집 <기형도 전집> 등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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