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초대시와 글
[스크랩] 회전문 속에 떨어진 가방/최승호
정영진
2010. 10. 6. 15:11
회전문 속에 떨어진 가방
최승호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 속에서, 가방을 놓치고, 회전문 밖으로 나와서 가방을 본다. 이것은 죽음의 한 경험인가. 옷 가방을 떨어뜨린 채, 회전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알몸이 죽음이라면, 옷 가방 끈을 어깨에 걸친 시절이 삶이었다는 말인가. 회전문 밖에서, 회전문 안에 떨어진 가방을, 남의 가방 보듯 들여다본다. 내용물은 별것도 아니지만, 나 없으면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지금 잃는다면, 슬픔도 꽤 따를 것이다. 장례식에는 산 자들의 슬픔의 총체보다도, 죽은 자의 더 큰 슬픔이 있다.
'94 소월시문학상 수상작품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생
1975년 춘천교육대학 졸업
1977년 {현대시학}에
<비발디> 등이 추천되어 등단
1982년 제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1985년 제5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1990년
제2회 이산 문학상 수상
시집 - 대설주의보(1983), 고슴도치의 마을(1985), 진흙소를 타고
(1987)
세속도시의 즐거움(1990), 고해
문서(1991), 회저의 밤(1993)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1995), 반딧불 보호구역(1995)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