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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노향림
정영진
2010. 10. 6. 14:58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노향림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세상은 아주 작은 것들로 시작한다고
부신 햇빛 아래 소리 없이 핀
작디작은
풀꽃들,
녹두알만한 제 생명들을 불꽃처럼 꿰어 달고
하늘에 빗금 그으며 당당히 서서 흔들리네요.
여린 내면이 있다고 차고 맑은
슬픔이 있다고
마음에 환청처럼 들려주어요.
날이 흐리고 눈비 내리면 졸졸졸
그 푸른 심줄 터져 흐르는 소리
꽃잎들이 그만
우수수 떨어져요.
눈물같이 연기같이
사람들처럼 땅에 떨어져 누워요.
꽃 진 자리엔 벌써 시간이 와서
애벌레떼처럼
와글거려요.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무슨 경계를 넘어가나요.
무슨 이름으로 묻히나요.
사진 -
네이버 포토앨범

1942 전남 해남 출생
1965년 중앙대 영문과 졸업
1970 <<월간문학>>에 시 <불>이 당선되어 등단
1987 시집 <<눈이 오지 않는 나라>>로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시집 <K읍기행(K邑紀行)> 현대문학사 1977
<연습기(練習機)를 띄우고> 연희출판사 1980
<눈이 오지 않는 나라> 문학사상사 1987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후투티가 오지 않는 섬> 등.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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