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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춤/박형준

정영진 2010. 10. 6. 14:51

 

 

박형준

 


첫 비행이 죽음이 될 수 있으나, 어린 송골매는
절벽의 꽃을 따는 것으로 비행연습을 한다.


근육은 날자 마자
고독으로 오므라든다


날개 밑에 부풀어오르는 하늘과
전율 사이
꽃이 거기 있어서


絶海孤島,
내려꽂혔다
솟구친다
근육이 오므라졌다
펴지는 이 쾌감


살을 상상하는 동안
발톱이 점점 바람무늬로 뒤덮인다
발아래 움켜쥔 고독이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서


상공에 날개를 활짝 펴고
외침이 절해를 찢어놓으며
서녁 하늘에 날라다 퍼낸 꽃물이 몇 동이일까


천길 절벽 아래

꽃파도가 인다

 

- 제10회 현대시학 작품상-

 

 


 

 

 

                                   박형준 시인

 

1966년 전북 정읍 출생.
1987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구(家具)의 힘」이 당선되어 등단.
1994년 첫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등이 있음.
제15회 동서문학상 수상.
1996년 제1회 꿈과시문학상 수상.
2005년 제10회 현대시학 작품상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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