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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죽음에 관하여/오탁번

정영진 2010. 10. 6. 14:48

죽음에 관하여

 

 

오탁번

 

 

예쁜 간호사가 링거 주사 갈아주면서
따뜻한 손으로 내 팔뚝을 만지자
바지 속에서 문득 일어서는 뿌리!
나는 남몰래 슬프고 황홀했다

 

다시 태어난 남자가 된 듯
면도를 말끔히 하고
환자복 바지를 새로 달라고 했다
.바다 하나 주세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엉뚱했다
.바다 하나요
바지바지 말해도 바다바다가 되었다


 


 


 
오탁번 시인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동화).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1969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당선(소설). 현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창작집으로 「처형의 땅」 「새와 십자가」 「내가 만난 여신」 「절망과 기교」 「겨울의 꿈은 날 줄 모른다」 등이 있고, 시집으로 「아침의 예언」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 「생각나지 않는 꿈」 「겨울강」 등이 있으며, 저서로 「한국현대시사의 대외적 구조」 「현대시의 이해」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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