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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는 맛/정일근

정영진 2010. 10. 6. 14:34

사는 맛

 

 

 정일근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이 진짜 복어다
맛이란 전부를 먹는 일이다
사는 맛도 독 든 복어를 먹는 일이다
기다림, 슬픔, 절망, 고통, 고독의 맛
그 하나라도 독처럼 먹어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사는 맛도
독이 빠진 복어를 먹고 있을 뿐이다

 

 

 

정일근 시인

1958 경남 양산 출생 
경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1984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발표 
1984 <월간문학>에 시조 <비 오는 날의 변주> 발표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00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2001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시 수록 
2004 현재 <시힘> 동인, 문화공간 <다운재>운영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 1987 창작과비평사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1991 빛남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경주남산>
       <바다가 보이는 교실> <첫사랑을 덮다> <가족>외 다수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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