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여자
서동인
충혈된 눈알을 좌판 위에 깜박거리는
저 여자, 그 옛날 파도가 삼켜버린
남편이라도 건져 올렸을까
하루종일 염하듯 물을 끼얹다가
울컥, 하얀 포말을 토해낸다
게처럼 어시장을 어기적거리는 행인들
봄 햇살을 떨이하자 물간 생선
거적같은 비닐 봉지에 주워 담으며
구시렁, 구시렁 물고기 숨쉬듯
담배 연기 허공으로 말아 올리는 저 여자,
밀물지는 눈동자에 첫날 밤
꽃이불 같은 저녁 노을 붉게 퍼진다
닳아버린 지느러미 꼼지락거리며
반지하 어항 속으로 투숙한다는 저 여자,
비린내 흘리던 자리에 알을 스는 비늘들
귀갓길 저녁 별로 투두둑, 박힌다
서동인 시인
전남 여수
출생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료
2002년
<리토피아>로 등단
<난시> <갈무리> <창작노트>동인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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