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사랑/정연숙
기다림 끝에는 누가 있을까
길 끝에서 만난 사람
오늘은 불현듯 떠올라서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
까닭도 없이 눈물이 나는 것은
저 홀로 깊어가는 어둠 속에서
그리움으로 진을 치고 있다가
별밤에는 총총히 떠있는 별
그대 가슴에 별이 되고 싶어라
어쩜 좋아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삶에 깊이 들어와
하얀 침묵 속에서
안타깝게 서로 바라보며
하늘 끝에서 맴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
그리움 다 풀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서로 서로 닮아가며
가슴으로 안고 가야 할 사람
늘 거기에 그렇게 서 있겠지만
바보 같은 그대는
여전히 내 그리움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