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감자꽃

정영진 2010. 4. 1. 23:50
 


 

 

감자꽃/정연숙



어느 해 봄이던가
먼 산등성이 너머로
산자락이 허옇게 흔들린다

비탈을 오르내리며
산을 일구고
어머니의 한 뼘 가슴에 심어놓은
눈물의 씨감자

가난에 지친
배고픈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데
초록 눈 뜨고
올해도 하얀 꽃 자주 꽃
무더기 무더기로 또 피었다

어지러운 봄날이 저물고
산 너머 두고 온 자식 생각에
부은 발등 흙을 털며
씨눈을 감추고
당신 무덤 곁에 감자꽃으로 피었나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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