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풀꽃 닮은 여자/정연숙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해마다 묵정밭 되어가는 어머니 남새밭 뙤약볕에 살이 따끔거려도 소박한 꽃을 피워낸다 키가 작아 주저앉고 싶어도 한 생을 살아내며 뽐내지도 않고 풀은 언제나 다정하다 예쁠 것도 없지만 가는 길이 어쩌면 눈에 비치는 서러움으로 남아도 눈빛 반짝이는 이미 그대는 꽃인 걸 그 향기마저 고와라 맑은 햇살 같은 미소 그리운 날에는 심심한 햇살 내 작은 가슴에 들어 손잡고 함께 걷자 하면 좋겠네